이렇게 암흑의 순환은 계속된다.
거악을 상대로 싸워야 하던 그 엄혹하던 시절에는, 괴물을 사냥하기 위해서 괴물이 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들보다는 낫지- 라는 정도로, 같은 방법으로 돈잔치를 했고, 같은 방법으로 야합을 했고, 구태를 했다.
우리에게 있는 것은 깨끗함 뿐이었지만 그때는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삼김의 시대는 끝났고 21세기가 열렸다.
이제는 정말로 우리는 자유당으로부터 시작된 유구한 역사를 가진 새누리당과 싸우기 위하여
도덕적인 우위를 가질수 있었는가- 하지만 물론, 민주당 내부에는 새누리당에 가지 못하여 있을 뿐인 구태세력은 여전하였고
이전보다는 나아졌지... 라는 정도로 흘러가던 중.
그리고 오늘 김한길-안철수의 밀회끝에 합당에 이은 신당창당이 결정났다.
누가 그랬다. 이건 신당창당이 아니라 우회상장이라고.
우스운 일이다. 우리는 밀회로 이어지는 야합, 밀실정치를 배격한다 하였는데
지지자들의 여론 수렴따윈 있지도 않았던, 하물며 민주당은 당내에서도 중진만이 인지한 상태의,
안철수쪽 역시 마찬가지로 윤여준과 김성식 등 마저도 모르던
갑작스러운 독단 결단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지자란 사람들은 이기기 위해 어쩔수 없는 결단이었다 한다. 최선이었다 한다.
그럴수도 있다. 아니 사실인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는 괴물을 상대하기 위하여 다시 괴물이 되는 길을 택한 것인가?
밀실정치를 배격하였으나 지금은 방법적으로 어쩔수 없는가? 도덕적인, 절차적인 옳음을 찾으면 결벽증이 되는가?
새정치는 결국 무엇이었는가? 안철수가 하는 밀실정치는 새정치이고, 야합은 위대한 결단인가?
이렇게 다시 암흑의 순환은 계속되는가?
애초에 안철수라는 한명에게 기대는 정치가 구태인 것이다. 옛 정치를 혐오한다면서 새정치를 바라는 사람들의 모순이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정치혐오에 빠진 그들은 과거를 공부하지 않으니까. 자신이 가는 길을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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