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라자와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고



드래곤 라자만 읽었을땐 서브컬쳐로 해서 써야겠다 싶었는데

눈물을 마시는 새(앞으로 눈마새로 지칭)를 읽은 후엔 그래도 이영도를 존중해서 도서로 올리기로 했다. 그럴 가치가 생겼다고 감히 써도 될까.



이영도도 그렇고 드래곤 라자도 그렇고 그 유명세는 많이 들었는데 정작 읽은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기대가 커서 그랬던가 실망도 컸다. 나는 명작이라기에 뭔가 새로운 독창적인 세계관이라거나... 아니면 최소한 변주라거나...

그런거라도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현실은 이거 뭐 그냥 대놓고 다 가져온 설정...

물론 그 시절 한국 판타지의 얕은 (뭐 지금이라고 깊다는 건 아니다.. 수준은 지금에 와서 더 얕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수준을 볼때

그정도면 수작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재미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 다 내 기대가 컸기에 실망한 것이겠다.

물론 그 이후의 한국 판타지 소설들은 그나마 이 드래곤 라자의 열화판들로 되어 쏟아져나왔으니 더 형편없어졌지만. 그게 라자의 잘못이라고야 할수 없겠지.


그래서 드래곤 라자에 실망한 후

이영도의 세계관이 어느정도 그려졌다는 눈마새를 읽어보았다.

도깨비라거나, 나가라거나, 없던 개념은 아니었지만 그 개념들을 적절히 빌려오고 적절히 변주하여 세계관을 만들어냈다는 것에,

그리고 일정 수준 이상의 글을 쓴 것에 한국 판타지, 아니 장르문학에서 일정 성취는 되겠구나 생각할 수 있었다.

최소한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부끄러울 작품은 아니겠구나 하는 것.

피를 마시는 새는 아직 읽지 않았지만, 역시 읽고 후회는 하지 않겠구나 싶다.


이영도 본인이 '새' Saga의 완성에 대해서는 흥미가 없다지만 뭐, 남은 시간은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