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분석 - 바둑으로 비유하여



이번 대선을 바둑으로 비유하여 보겠다.

편의상 흑은 한나라(새누리)당, 백은 민주당 및 야권연합세력으로 한다.


바둑을 두다보면 그럴 때가 있다. 분명히 실착이라 찍을만한 실수는 없었던 것 같은데 일순간 판세가 넘어가버리는 상황.

그런 상황이 참여정부 말기에 들이닥쳤다. 물론 참여정부의 실책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과연 그만큼 판세가 넘어갈 만큼의 실정을

저질렀는가 하면 그는 의문이다. 하지만 '경제만 살리면 된다'로 표현되는 흑의 포석이 백을 집어삼켜 버렸고, 정동영으로 위시된

백을 몰아붙이는데 성공한다. 초반 포석에서는 압도적으로 흑이 유리한 판세.

그리고 그 포석을 활용하여 흑은 백의 대마를 공격한다. 대마불사라 하여 대마는 어찌 어찌 집을 낼 지 모르나, 그 대마가 구구도생 하는 동안

주변의 작은 돌들이 흑의 세력에 고사하고, 판은 돌이킬수 없어지게 되는, 그런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백은 승부수를 던진다. 노무현 본인이 본인의 실패가 우리 진보의 실패가 아니라고 말하며 희생한 것이다.(여기서의 진보정치가 과연 노무현에게 해당되는가

등의 말은 있을 수가 있으나, 여기서는 생략한다) 백은 대마를 스스로 죽이는 대신 그 대마를 잡은 흑을 싸발라, 얼기설기 있던

작은 돌들을 불안하지만 세력으로 변화시키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판세는 여전히 불리, 서울이라는 귀에서 박원순이라는 수로 큰 이득을 거두지만, 완전히 승리를 굳히기 위해 싸운 총선이라는 귀에서는

기대하던 득을 얻지 못하고, 불계는 면했지만 김두관이라는 돌까지 끊어먹히면서, 여전히 백에게 집이 부족한 바둑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대선이라는 마무리는 속속 다가오고,

국면의 큰 끝내기들이 하나하나 끝나갈 때 안철수라는 수가 힘을 발휘한다. 서울이라는 귀에서도 안철수라는 두터운 수가 영향을 미쳤는데,

대선이라는 마무리까지 그 두터움이 판의 무게추가 된 것이다. 백의 두터움에 판은 졸지에 오리무중. 흑의 집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백이 과감한 삭감을 하고,

죽었다 싶었던 돌이 살아오기 시작한다.

백의 계속되는 공격에 조금씩 양보하며 안전하게 굳히려 하던 흑 역시 갑자기 무겁게 느껴지는 백의 두터움에 당황하여 NLL, 문재인 양산집 처마 등으로 끊어 반전을 마련하려 하지만,

다카기 마사오, 인혁당, 십알단 등의 반격에 재미를 보지 못한다.

그리하여 반면은 오리무중. 흑은 김정남이라는 마지막 큰 수를 선수활용하려 하다가 결국 손을 빼고, 판은 눈터지는 반집 싸움.


과연 어느 쪽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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