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가지 생각



1. 안철수의 사퇴는 매우 뜻밖. 3자대결이 되리라 거의 확신하기에 이르렀기에... 


그러나 여전히 그를 바로 '용기있는 결단을 한 새정치를 위한 진심어린 정치신인'으로 받아들일 순 없음.

 단일화 과정에서 해온 일들이 있기에. 그 책임이 '캠프의 문제'였는지 '안철수의 판단' 이었는지는 아직 알수 없기에. 

그리고 선거 캠프의 인선과 '쇄신요구'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기에. 지켜보겠음. 그 행동들이 캠프의 독단이었는지, 그의 판단이었는지. 

새 정치를 진짜 바라는 인물인지, 아닌지. 안철수를 이명박과 같은 과라고 바로 '단언'한건 나의 과오. 하지만 그점에 대한 판단은 진행 중.


2. 하지만 오늘의 사퇴가 지금까지의 모든 상처를 덮을 일이라곤 생각하지 않음. 그동안의 단일화 과정에서 양 캠프에서 나온, 특히 안철수캠프에서 나온

말들로 이미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많은 갈등이 있었고 유기적 화합을 통한 단일화 효과는 기대 이하 또는 없을지도 모르게 되었음.


3. 사퇴를 하느니 어제 그 '원로들의 50+50안'이라도 받아줬다면 하는 생각이 계속 남음. 차라리 그렇게 해서 누구든 단일후보가 나오는게 좋았을 거라 생각함.

그게 안철수의 승리였든, 문재인의 승리였든. 그게 이것보다는 깔끔한 마무리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함. 아니 애초에 단일화 과정에서 잡음들이 발생하면서 

어떤 마무리든 깔끔할수는 없었을 것이지만. 지금 이때에 이런 판단을 할 것이었다면 차라리 이전에 여론조사를 받았으면 어땠을까. 함.

이 순간에 이런 판단을 할 거였다면 그동안 나타난 행동들은 대체 무엇을 생각한 것이었는지 1에 언급했지만 그게 안철수의 뜻이었는지 캠프의 뜻이었는지 모르겠음.

그동안의 행동과 지금의 결단이 모순적이어서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은 나 스스로 어쩔수가 없음. 극적 효과? 라는 좋은 면으로 보기에는 너무 악재가 많이 노출됐음.

지지자들간의 반목도 반목이고, 아무 의미없이 국민이 뽑은 당대표 이해찬은 날아갔고, 단일화 협상이 격화되면서 비문이란 족속들은 민주당 간판 달고 뒤통수를 치러 나오고. 


4. 단일화는 되었지만 삼자대결보다 5%정도 승률이 올라간 정도라 봄. 여전히 승리는 멀고 험함. 단일화로 목표하던 시너지는 이미 많이 물건너갔다 봄.

단일화 효과는 이미 나기 어려울만큼 양측 지지자들은 상처를 입었음. 만약 안철수후보로 단일화가 되었다면 민주당의 코어층이

지금의 비토 분위기를 조성했을 것이고 그 반대가 되니 안철수측 지지자 코어층이 반발하고 라이트층의 관심이 떨어져나감.

현재의 분위기는 단순히 알바나 어느쪽의 코어층 지지자들 때문이라고 단순히 볼 수 없음. 그 원인 제공은

단일화 과정에서의 잡음에 있음. 삼자대결에서는 아무도 박을 이길수 없었고 단일화를 해야 했는데, 후보등록일 기간 내의 단일화 시나리오로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봄.


5. 그래서 단일후보 지지 안한다는거에 뭐라할 생각도 없고, 그럴 자격도 없다 봄. 그런 감정도 민주주의임. 단일화 협상 과정이 만든 이탈자들이니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음. 


6. 아주 약간 얻은 것도 있긴 있는데 민주당 내의 속칭 비문이라는 뒷통수에 총구 겨누고 있는 역적들과 안철수캠프내의 X맨들이 명확히 식별됨.

선거 하자면 그네들도 안고 가야 한다지만.




갈길은 멀고 해는 저물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