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와의 기억, 그리고 후속작
내가 본격적으로 컴퓨터를 만지고 게임과 인연을 가지게 된 것이 초등학교 시절이니 그 세월은 오래되었다.
그 중 스타크래프트1 오리지널은 부모님이 사 주신 몇 안되는 패키지중 하나였다. 이 외에 삼국지 6, 코만도스 2, 디아블로 2 등을 사 주셨던 기억이 있는데...
어릴적부터 밖에서 뛰놀기보단 현대의 어린이들과 같이 방구석에서 뒹굴뒹굴거리길 좋아했던 나는
온게임넷도 이른 시기에 접했다. 온게임넷이 하루종일 방송하지도 않던, 그나마 방송하던 때도 했던거 또하고 또하고 또하고 하는게 대부분이었던 그 시절,
이상한 저그같은 무언가로 장식했던 스튜디오에서 99 코리아오픈 같은 것들을 하던 시대부터, 국기봉이 쇼다운이라는 맵에서 히드라 웨이브 하던 시절부터 스타를 봤으니까,
나의 어린 시절의 일정 지분은 스타크래프트에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저런 맵도 몇개 만들어보았고, 트리거 공부해서 유즈맵도 두어개 만들어보았기에(물론 나름 열심히 만들었지만 흥행할 일도 없이 잊혀졌다. 많은 맵들처럼.)...
우연히 발견하게 된 과거의 편린, 저기서 [eXpert]J.dw 가 나다. 이걸 보고서야 내가 저런 중2병이었던걸 다시 기억했다.(하아...)
나는 애초에 운동신경이 둔한편이고, 역시 게임에서의 소위 '피지컬'도 느린 편이기에 스타 실력은 애초에 한계에 빨리 부딪쳐 늘지 않았다.
그리고 나 역시 하는 스타에는 별 재미를 크게 느끼진 못했다.
그리고 점점 '보는 스타'로 전향한다.
내가 스타리그를 열심히 봤던 시기는 아마 임요환의 흥망성쇠와 관련이 깊은데(뭐...악질 임빠;; 였겠지...)
코카콜라배에서 홍진호를 이길때 환호했으며(지금 생각해보면 홀오브 발할라 같은 맵이 있었는데도 선전한 홍진호가 더욱 대단했던 것이다.;;)
장진남수 형제가 지는 걸 보면서 행복해했다.(참 안타까운 형제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월드컵 기간을 전후하여 한동안 냉담기를 가졌다가
SO1스타리그에 이르기까지 다시 열심히 스타리그를 보았다. 그리고 임요환, 감동의 골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후 3.3혁명때까지 스타를 본게 내가 열심히 스타를 봤던 건 마지막이었다.
가끔 공군에서 출전한 임요환이 승리하는걸 보거나, 6.20대첩때 홍진호에 환호한건 함께했으나 그때 어느정도 나는 스타에 관심을 접고 있는 상태였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스타1 초창기에는 정말 스타일리쉬한 선수가 많았다. 왜냐면, 나중에 나오는 '어린 괴물들'같이 완벽한 선수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단점들이 있는 선수였기에 오히려 장점이 부각되었다. 그리고 그런 스타일들이 부딪칠 때 우리는 짜릿함을 느꼈던 것 같다.
나중에 본격 연습생 제도가 들어오고 프로게이머들이 육성되기 시작하면서는 그러한 감동은 줄어갔다. 날카로운 빌드를 갈아오는것도 누구나 다 하게 되어버렸고
견제도, 물량도, 컨트롤도 어느정도 상향평준화되었다.
그러한 즈음부터 스타1의 하락세는 시작되었던 것 같다. 뭐, 시간의 흐름 상 어떻게든 왔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련을 가지긴 어려운 일이겠지.
그리고 마재윤의 조작사건이 내려가는 스타에 가속도를 붙였다.
그리고 끝이 났다. 스타크래프트 2가 출시되었다. 지재권 등으로 점점 존립이 위태해지던 스타1은 거기서 종말을 맞이했다. '방송상'으로는...
스타크래프트 1과 2는 같은 ip의 게임이니 팬층을 함께 가져갈 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겠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나는 그 이유를 스타2라는 게임이 너무도 변해버렸기 때문, 이라 생각한다.
스타2는 너무도 빠른 템포의 게임이다. 유닛이 둥글둥글 뭉치는것도 있고, 한타는 순식간에 끝이 난다.
스타1보다도 빠른 템포이자, 초창기의 역전없는 한방게임들은 스타1의 팬들을 정착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아프리카와 같은 독립플랫폼으로 떠난 유이민들과 같은 스타1의 팬들, 그리고 새로운 대세를 따라가려는 스타2의 팬들,
독립플랫폼으로 따라갈만큼 열정적이지도 않았지만 스타2에는 적응에 실패하고 그냥 붕 떠버린 사람들. 나와 같이 '스타1 할때가 좋았는데...' 하는 사람들...
그리고 스타 1은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소닉(픽스)스타리그, 몬스터짐 후원의 레전드 매치, 그리고 곰티비 클래식 시즌4...
스타1이 돌아오리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 일이란건 너무 잘 안다. 그리고 지금의 뜻밖의 흥행도 추억이라는 보정이 옅어져 갈 즈음
사그라 들 것이다. 회광반조와 같은 일이란 것은 안다. 뜻밖에도 너무도 밝고 화려하고 높게 타오르는 것이지만은.
그래서 더욱 스타1이 아쉽다. 나의 추억으로 그립다. lol과 함께 투탑이 될 수 있었던 스타2의 현재가 안타깝다. 스타2는 정말, 어려운 게임인지도 모르겠다.
후반이 되니 글 쓰기가 지쳐서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냥 여기서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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