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11월 13일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망설이고 괴로워했던가?

지금 이 시각 완전에 가까운 결단을 내렸다.

나는 돌아가야 한다.

꼭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나를 버리고,나를 죽이고 가마.

조금만 참고 견디어라.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

너희들은 내 마음의 고향이로다.


-1970년 8월 9일 일기 중




그리고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 분신.



"어머니, 내가 못 다 이룬 일 어머니가 이루어 주십시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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